가족 애니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깨지는 약속은 시간입니다. 예고편은 짧아 보여도 본편이 두 시간을 넘기면, 어린 관객은 중반부터 자리를 뜨고 보호자는 결말보다 출구를 보게 됩니다. 슈퍼배드 4의 러닝타임은 93분입니다. 예고편, 입장, 화장실까지 넣어도 오후 한 구간 안에 들어옵니다. 등급은 전체관람가라서 나이 제한으로 표를 거절당할 일도 없습니다. 장르는 애니메이션, 액션, 어드벤처, 코미디가 같이 붙어 있습니다. 추격과 소동이 있어도 청소년 관람불가가 아니라는 뜻이 이 등급에 들어 있습니다.
슈퍼배드 4 볼까 말까 | 93분 전체관람가 가족 극장
2024년 7월 24일 개봉한 슈퍼배드 4는 93분 전체관람가입니다. 그루 가족이 가명으로 숨고 미니언 다섯이 초능력을 받는 네 번째 편이, 한국 관객 1,539,379명 규모에서 누구에게 맞는지 봅니다.
- •93분 전체관람가는 아이 동행의 첫 조건이다
- •가명으로 숨는 가족은 전편 없이도 자리가 보인다
- •메가 미니언은 웃기지만 이야기를 대신하지 못한다
🔍 크게 보기93분 전체관람가는 아이 동행의 첫 조건이다
다만 전체관람가가 부드러운 영화라는 뜻은 아닙니다. 상대는 바퀴벌레를 몸에 붙인 악당이고, 사람을 바퀴벌레 쪽으로 바꾸는 광선이 이야기 안에 있습니다. 피나 잔혹한 묘사를 전면에 두는 편이 아니라, 못생긴 악당 시리즈가 늘 해 온 장난스러운 위협에 가깝습니다. 벌레를 유난히 무서워하는 아이, 큰 소리와 추격에 쉽게 지치는 아이라면 등급 표기만 보고 안심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반대로 미니언의 넘어짐과 말장난을 이미 웃어 본 아이라면 93분은 집중이 끊기기 전에 끝나는 길이에 가깝습니다.
🔍 크게 보기가명으로 숨는 가족은 전편 없이도 자리가 보인다
이 편은 슈퍼배드 본편으로는 네 번째이고, 미니언즈 외전까지 세면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입니다. 2017년 세 번째 이후의 시간을 배경으로, 그루는 더 이상 혼자 사는 악당이 아닙니다. 아내 루시와 딸들, 그리고 어린 아들 그루 주니어가 한집에 있습니다. 학교 동창회에서 만난 막심 르 말(윌 페렐)은 그루가 자기 장기 자랑을 훔쳤다고 여기는 라이벌이고, 몸에 바퀴벌레의 부분을 붙인 악당입니다. 한 번 붙잡혔다가 부하 바퀴벌레들의 도움으로 빠져나간 뒤, 복수를 그루의 아기에게로 향합니다.
그래서 은퇴했던 사일러스 램스바텀이 집을 찾아와, 가족이 잠시 다른 마을의 안전가옥으로 옮기고 새 신분을 쓰라고 알립니다. 이웃은 프레스콧 가족이고, 십 대 딸 포피 프레스콧(조이 킹)은 악당 지망생입니다. 포피는 그루의 예전 얼굴을 알아보고, 모교의 마스코트인 꿀오소리 레니를 훔치는 일에 그루를 끌어들입니다. 전편을 안 봐도 이 구조는 읽힙니다. 아빠가 들키면 안 되는 과거를 가졌고, 아기는 아직 아빠 편이라고 말하지 않으며, 옆집 아이는 그 비밀을 거래의 카드로 씁니다. 시리즈 암기를 숙제로 주지 않는 대신, 인물의 과거 감정은 이름만 스칠 수 있습니다.
메가 미니언은 웃기지만 이야기를 대신하지 못한다
가족이 숨는 동안 대부분의 미니언은 악당 퇴치 연맹 쪽으로 넘어갑니다. 사일러스는 그중 다섯에게 초능력을 주는 메가 미니언 계획을 꺼냅니다. 데이브, 거스, 멜, 팀, 제리로 불리는 이 다섯은 힘, 몸 늘리기, 레이저 눈처럼 히어로 만화에서 익숙한 능력을 받습니다. 제작 쪽은 슈퍼배드 2 무렵 버렸던 이 아이디어를 다시 가져왔고, 마블의 판타스틱 포와 픽사의 인크레더블을 참고했다고 밝힙니다. 차이는 능력 자체가 아니라 미니언의 서툼을 능력 안에 넣었다는 점입니다. 잘해서 도시를 구하는 팀이 아니라, 실력 없이 힘을 받아 거리부터 부수는 팀에 가깝습니다.
그 소동이 커지자 계획은 중단됩니다. 여기서 이 편의 장단이 갈립니다. 미니언만 보러 온 관객에게는 몸집과 능력이 바뀐 다섯이 짧은 시간 안에 웃음을 줍니다. 그루의 가족 이야기가 이어지길 바라는 관객에게는, 그 장면이 본줄과 따로 놀다가 나중에 호출되는 예비 부대처럼 보입니다. 93분 안에 숨바꼭질, 이웃의 협박, 학교 도둑질, 초능력 사고를 모두 넣으면 각 줄의 숨은 얕아집니다. 메가 미니언이 좋았다면 그것만으로 표를 산 보람은 있습니다. 그 다섯이 가족의 비밀과 어떻게 엮이는지까지 기대한 사람은 연결이 늦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 크게 보기바퀴벌레 라이벌은 팬보다 아이 눈에 먼저 남는다
막심은 프랑스식 말투의 악당으로 소개되고, 여자친구 발렌티나(소피아 베르가라)와 움직입니다. 그루의 큰 코와 스카프가 시리즈의 얼굴이듯, 막심은 벌레라는 한 가지 모양으로 기억되게 설계돼 있습니다. 어린 관객은 이름보다 더듬이와 바퀴벌레 부하를 먼저 알아봅니다. 어른 관객이 묻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학교 장기 자랑을 빼앗긴 앙금이, 네 편째 가족의 위기만큼 무겁게 느껴지느냐입니다. 공개된 제작 이야기로는 각본의 마이크 화이트와 켄 도리오, 연출의 크리스 리노드와 공동연출 패트릭 들라주가 증인 보호와 고등학교 라이벌이라는 두 줄을 관객과 잇고 싶어 했습니다.
그 의도가 화면에 얼마나 깊게 남았는지는 반응이 갈렸다는 공개 서술과 맞닿아 있습니다. 숫자로 된 평론 점수는 여기서 옮기지 않겠습니다. 대신 돈의 숫자는 공개돼 있습니다. 제작비는 1억 달러이고, 전 세계 극장 흥행은 9억 8,670만 달러이며, 2024년 전 세계 흥행에서는 네 번째로 높은 작품으로 집계됐습니다. 미국 극장은 2024년 7월 3일, 그 전 시사는 6월 9일 뉴욕입니다. 한국 개봉일은 7월 24일입니다. 세계 흥행이 크다는 사실이 한국 가족의 만족을 자동으로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네 번째인데도 극장을 채웠다는 사실은, 새로움보다 익숙한 웃음이 아직 팔린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1,539,379명은 깊은 평론이 아니라 가족 선택의 숫자다
한국 관객 1,539,379명은 백만을 넘습니다. 예술 영화의 입소문 숫자라기보다, 방학과 주말에 온 가족이 한 표를 고른 숫자에 가깝습니다. 포스터도 그 선택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루의 등에는 노리개를 문 아기가 타고, 앞에는 정장 차림 미니언이 작은 광선을 듭니다. 제목은 슈퍼배드 4로 크게 박혀 있어서, 줄거리를 몰라도 누구의 다음 편인지 바로 압니다. 프랑스어 제목 키아트 역시 같은 구도입니다. 새로움은 구도가 아니라 아기와 벌레 악당이 더해졌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 숫자를 별점처럼 읽으면 안 됩니다. 관객이 많다는 것은 극장이 가족 시간표를 이 편에 내줬고, 그 시간표가 채워졌다는 뜻입니다. 각본이 세 번째보다 촘촘한지, 막심이 전편 악당들보다 오래 기억될지는 관객 수가 답하지 않습니다. 음악을 맡은 에이토르 페레이라와 노래를 이은 퍼렐 윌리엄스는 전편에서 돌아온 이름이라, 익숙한 귀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음악을 들으러 가는 영화라기보다, 소동 사이에 익숙한 리듬이 깔리는 영화에 가깝습니다.
🔍 크게 보기같이 갈 사람과 혼자 보기엔 얕은 사람이 갈린다
같이 가면 좋은 쪽은 분명합니다. 미니언의 사고를 이미 웃어 본 아이, 93분 안에 끝나야 하는 어린 동생, 줄거리 숙제 없이 주말 한 편을 고르려는 보호자입니다. 그루가 아빠가 된 뒤를 이어서 보고 싶은 사람, 포피처럼 악당을 동경하는 십 대가 비밀을 거래하는 설정이 재미있는 사람에게도 맞습니다. 액션은 있지만 전체관람가의 속도이고, 가족 신분을 숨기는 코미디가 중심입니다.
혼자 앉아 전편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얕을 수 있습니다. 줄기가 여럿이라 한 가지 감정이 오래 머물지 않고, 메가 미니언은 본줄기와 떨어져 웃긴 뒤 나중에 불려 나옵니다. 벌레에 대한 거부감이 큰 사람, 네 번째 속편에서 새로운 주제까지 원했던 사람에게도 허전할 수 있습니다. 결말의 감정은 여기서 펼치지 않겠습니다. 공개된 앞부분만으로도 판단은 갈립니다. 짧은 가족 극장이면 7점에 가깝고, 시리즈의 가장 깊은 편을 찾으면 그 아래입니다.
슈퍼배드 4는 2024년 7월 24일 한국 개봉, 93분, 전체관람가, 관객 1,539,379명의 가족 애니입니다. 숨는 가족과 서툰 초능력 부하가 필요하면 극장을 채운 이유가 이해되고, 한 가지 감정을 오래 보고 싶으면 다른 편을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노란 부하만 더 보고 싶으면 미니언즈 쪽으로, 가족 히어로의 원형이 궁금하면 인크레더블 쪽으로 이어 가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