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티나 알레그라 데 폰테인이 뉴욕 시청 앞 단상에 오른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그녀는 마이크를 끌어당겨 말한다. “여러분께 새로운 어벤져스를 소개합니다.” 단상 뒤로 옐레나, 벅키, 레드 가디언, 고스트, 워커, 그리고 흰 망토를 두른 보브가 한 줄로 선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자기들끼리도 어색했던 여섯 명이 뉴 어벤져스라는 이름을 받는다. 화면이 검게 바뀌고 “THUNDERBOLTS” 로고가 떠오르더니, 별표(*)의 자리에 “THE NEW AVENGERS”가 덧씌워진다. Thunderbolts*(썬더볼츠*, ‘뉴 어벤져스’)의 마지막 장면이다.
한국 4월 30일 개봉, 5월 6일까지 누적 64만 6,830명. 황금 연휴 4일 동안 37만 6,491명을 모아 50만 돌파를 목전에 둔 마블 4단계 마지막 영화. 글로벌 박스오피스 2,200억 원, 로튼토마토 비평가 88%·관객 95% Certified Fresh, CGV 골든에그 91%, 키노라이츠 95%. 마블 2024~2026년 사이 비평가·관객 동시 90점대를 받은 일곱 번째 영화이자, 〈노 웨이 홈〉 〈샹치〉 이후 마블이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는 평이 나오는 작품이다. 이 글은 보이드(The Void)와 센트리의 정체, 옐레나가 보브를 어떻게 끌어냈는지, 별표(*)가 뉴 어벤져스로 바뀐 진짜 정치적 의미, 그리고 14개월 뒤 쿠키영상에 등장한 우주선이 무엇인지 — 어벤져스: 둠스데이로 가는 모든 떡밥을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해 정리한다.
이 글에 맞는 사람
썬더볼츠*를 보고 별표(*)가 뉴 어벤져스를 뜻한다는 건 알았지만 그 의미를 정확히 짚고 싶은 관객
보이드와 센트리, 보브 세 자아의 관계가 헷갈리는 시청자
쿠키영상 우주선이 누구의 것인지, 둠스데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한 마블 팬
샘 윌슨의 cease and desist 편지가 영화의 정치적 농담인지 진짜 떡밥인지 가르고 싶은 사람
※ 이 글은 본편 + 쿠키영상 결말 스포일러를 모두 포함합니다. 영화를 안 본 분은 관람 후 읽기를 권합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들어가기 전에 — 한국 64만·글로벌 2,200억, 마블 4단계의 좌표
썬더볼츠*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36번째 영화이자 4단계(페이즈 4·5·6 중 5단계)의 마지막 영화로, 한국에서는 2026년 4월 30일 수요일 개봉했다. 개봉일에 10만 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2위로 시작했고, 5월 6일까지 7일간 누적 64만 6,830명을 기록했다. 황금연휴 4일(5월 1~4일)에만 37만 6,491명을 모아 누적 47만 7,915명을 찍었다.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개봉 일주일 만에 1억 6,000만 달러(약 2,200억 원)를 돌파해 마블의 부활 신호로 평가됐다. 다만 한국에서는 5월 7일자로 박스오피스 3위로 밀려나며 흥행 적신호가 들어왔고, 50만 돌파 이후 100만 달성 여부는 미지수로 남았다.
비평가 평가는 압도적이다. 로튼토마토 비평가 88%·관객 95% Certified Fresh + Verified Hot 동시 획득, 이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93%) 〈샹치〉(92%) 이후 마블 4년 만의 90% 근접 점수다. 한국 영화 평점 서비스 키노라이츠 95%, CGV 골든에그 91%. 평론가들은 “마블이 오랜만에 기본기로 돌아왔다”고 평했다. 다만 관객 평가는 갈린다 — “마블 역사상 가장 어두운 작품”(영국 첫 공개 반응), “블록버스터치고 너무 우울하다”는 의견과 “멀티버스 사가에서 가장 인간적인 영화”라는 의견이 공존한다.
감독 제이크 슈라이어, 각본 에릭 피어슨·조애나 칼로, 주연 플로렌스 퓨(옐레나 벨로바), 세바스찬 스탠(벅키 반즈), 데이비드 하버(레드 가디언), 한나 존-카멘(고스트), 와이어트 러셀(US 에이전트 존 워커), 올가 쿠릴렌코(태스크마스터), 루이스 풀먼(보브 레이놀즈/센트리/보이드), 줄리아 루이스-드레이퍼스(발렌티나 알레그라 데 폰테인). 한국 시청자에게는 〈블랙 위도우〉 옐레나, 〈팰컨 앤 윈터 솔져〉 벅키·워커, 〈앤트맨 퀀텀매니아〉 고스트가 한 영화에 모인 첫 작품이다.
결말 요약 — 보이드 격파와 뉴 어벤져스 명명 (스포일러)
CIA 국장 발렌티나 알레그라 데 폰테인은 자신의 비밀 프로그램 “센트리 프로젝트”가 의회에 적발되자 모든 증거를 인멸하려 한다. 그녀가 채용해 죽이려 한 옐레나·벅키·고스트·워커·태스크마스터·레드 가디언이 한 데 모여 그녀의 비밀 시설에서 빠져나오면서 영화의 1막이 닫힌다. 그들이 시설에서 발견하는 게 보브 레이놀즈 — 약물 중독자였던 무명의 남자에게 발렌티나가 슈퍼-솔저 혈청을 강화 주입해 만든 “센트리”다. 보브는 우울증과 PTSD를 앓는다.
발렌티나는 뉴 어벤져스 명단을 띄우는 자기 정치쇼를 위해 보브를 가둬두려 하지만, 보브는 자기 안의 어두운 자아 “보이드(The Void)”를 통제하지 못해 폭주한다. 보이드는 뉴욕 시민들을 만져서 그림자만 남기고 사라지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도시 전체가 어둠과 그림자에 잠긴다. 마블 영화 사상 처음으로 빌런이 슈퍼파워가 아니라 우울증 그 자체로 묘사된 장면이다.
썬더볼츠는 보브의 두개골에 설치된 킬스위치를 작동시키지만 보이드는 사라지지 않는다. 옐레나·벅키·워커·고스트가 보이드의 정신 세계 안으로 직접 들어간다. 그 안에서 옐레나는 보브를 만나고, 자기 아버지 레드 가디언과의 관계·언니 나타샤의 죽음으로 인한 자기 트라우마를 보브에게 털어놓는다. 보브는 옐레나가 자기를 “고치려” 하지 않고 “같이 있어주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채고 보이드를 자기 내부로 다시 끌어들인다. 도시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보브는 살아남지만 보이드는 죽지 않았다 — 그저 잠들었을 뿐이다.
발렌티나는 의회 청문회를 피하기 위해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아 돌아온 여섯 명을 즉석에서 “뉴 어벤져스”라고 발표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어벤져스가 되리라고는 한 번도 상상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렇게 영화 제목 Thunderbolts*의 별표(*)가 The New Avengers로 채워지며 본편이 끝난다.
출처: 네이버 영화
보브 = 센트리 = 보이드 — 한 인물의 세 자아를 어떻게 구분하나
썬더볼츠*의 가장 큰 혼동 지점이 보브 레이놀즈라는 한 인물 안에 세 개의 이름이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보브(Bob) — 일반인 시절의 본명. 마약 중독자로 노숙 직전이었던 무명의 남자다. 발렌티나가 운영하는 비밀 프로젝트 “OXE”에 자원자로 들어와 강화 혈청 실험을 받았다. 영화 안에서 옐레나가 부르는 이름은 항상 “보브”다. 이 호칭이 영화의 정서적 핵심이다 — 그를 보브라고 부르는 사람과 센트리라고 부르는 사람은 그를 다르게 다룬다.
센트리(Sentry) — 발렌티나가 보브에게 입힌 영웅 페르소나. 흰색·금색 슈트, “100만 개의 폭발하는 태양의 힘”을 가진 마블 코믹스 최강 캐릭터다. 비행·초강력·텔레키네시스·재생 모두 가능. 영화 안에서 캡틴 마블이나 토르가 등판하지 않는 한 그를 멈출 존재가 없다. 발렌티나는 센트리를 자기 정치 도구로 쓸 계획이었다.
보이드(The Void) — 보브의 우울증·자기혐오·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인격화된 어두운 자아. 마블 코믹스에서 센트리의 진짜 빌런이자 그림자다. 영화에서는 검은 안개와 그림자로 시각화되고, 사람을 만지면 그 사람의 가장 깊은 수치심·트라우마의 기억 속에 가두는 능력을 가진다. 보이드가 만진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가장 어두운 기억 속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이 세 자아의 관계가 영화의 주제와 직결된다. 발렌티나는 보브를 “센트리”로만 다뤘고 그 결과 보이드가 깨어났다. 옐레나는 보브를 “보브”로 다뤘고 그 결과 보이드를 잠재울 수 있었다. 마블 사상 처음으로, 영웅의 힘이 아니라 영웅의 이름 그 자체가 빌런을 만들거나 무력화시키는 영화다.
옐레나가 보이드를 막은 방법 — 트라우마 공감의 힘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액션이 아니다. 옐레나가 보이드의 정신 세계 안으로 들어가 보브를 만나는 14분 정도의 시퀀스가 진짜 결말이다. 이 안에서 옐레나는 보브에게 자기 어린 시절을 털어놓는다 — 가짜 가족, 레드룸의 훈련, 나타샤가 죽었을 때 자신이 느낀 무력감. 보브는 자기 어린 시절을 보여준다 — 알코올 중독 아버지, 학교에서의 따돌림, 약물에 빠진 순간.
옐레나가 한 일은 보브를 “고치려”고 하지 않은 것이다. 그녀는 단순히 보브 옆에 앉아 자기도 비슷한 곳에 가본 적이 있다고 말한다. “나는 너처럼 어두운 곳에 가봤어. 거기서 나오는 길은 아무도 안 가르쳐주더라. 그런데 누가 같이 있어주면 돌아올 수는 있더라.” 보이드는 옐레나를 그녀 자신의 가장 어두운 기억(나타샤의 죽음) 안에 가두려고 하지만 옐레나는 그 기억을 이미 인정한 상태로 들어왔기 때문에 보이드의 무기가 작동하지 않는다.
이 장면은 마블이 정신 건강을 다룬 가장 직접적인 시퀀스다. 단순히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같은 위로가 아니라, 트라우마가 어떻게 사람을 끌어내리는지·어떻게 그 사람이 자기 트라우마를 무기로 쓰게 되는지·그 무기를 어떻게 내려놓는지의 구조를 시각화했다. 평론가들이 이 영화에 비평가 88%를 준 가장 큰 이유다.
“Yelena doesn’t save Bob with a punch. She saves him by sitting next to him. The Void doesn’t lose to power, it loses to being seen.”
— Letterboxd Review by mcuwatcher (2026-05-02)
옐레나는 보브를 주먹으로 구하지 않는다. 옆에 앉아주는 것으로 구한다. 보이드는 힘에 진 게 아니라, 누군가가 자기를 알아본다는 사실에 졌다.
출처: 네이버 영화
별표(*)의 진짜 의미 — 발렌티나의 정치쇼와 어벤져스라는 이름의 무게
제목 Thunderbolts*의 별표(*)는 영화 개봉 전부터 마블 팬들 사이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였다. 본편에서 드러난 답은 명료하다 — 별표는 “The New Avengers”를 가리키는 각주 부호다. 영화 마지막 로고에서 별표 자리에 The New Avengers가 들어차며 제목이 완성된다. 엔딩 크레딧에서도 마블 스튜디오 로고 옆에 New Avengers 로고가 같이 뜬다.
그러나 표면적인 의미보다 더 중요한 건 발렌티나가 왜 이들을 뉴 어벤져스라고 부르기로 했는지의 정치적 맥락이다. 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그녀는 의회 청문회와 자기 비밀 프로그램 인멸이라는 두 위기를 한 번에 덮기 위해 — 도시를 구한 여섯 명을 “처음부터 자기가 비밀리에 양성한 영웅들”이라고 거짓말한다. 도시를 구한 영웅들을 자기 휘하로 묶으면 자기에 대한 수사가 멈출 거라는 정치 계산이다.
여기서 영화의 진짜 비판이 들어온다 — 어벤져스라는 이름은 누가 정하는가? 〈엔드게임〉 이후 토니 스타크와 스티브 로저스가 떠난 빈자리에서 “어벤져스”는 정부와 미디어가 정하는 정치적 브랜드가 되어버렸다. 발렌티나는 그 빈자리를 자기가 채운다. 옐레나·벅키·워커·고스트는 어벤져스가 되고 싶어한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정부가 그렇게 부르기 시작하면 어벤져스가 된다.
이 정치 풍자는 마블 사상 가장 직접적이다. 〈시빌 워〉가 어벤져스의 정부 통제에 대한 분열을 다뤘다면, 썬더볼츠*는 그 분열이 끝난 시대 — 정부가 영웅을 임명하는 시대 — 가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의 진짜 결말은 도시가 구원받은 게 아니라, 도시를 구한 여섯 명이 자기가 원하지 않은 이름표를 받고 그것을 어떻게 살아낼지 결정하지 못한 채 영화가 끝난다는 것이다.
쿠키영상 해석 — 14개월 뒤 우주, 판타스틱 포의 우주선과 둠스데이 연결
썬더볼츠*는 쿠키영상 두 개를 가진다.
중간 쿠키영상 — 발렌티나의 보좌관 멜이 발렌티나의 비밀 자료를 다운로드받아 BNN 방송국 기자에게 넘기는 장면. 발렌티나의 비리가 다음 영화에서 공개될 떡밥이다. 발렌티나의 정치 생명이 영원하지 않다는 신호다.
최후 쿠키영상 — “14개월 후” 자막과 함께 어벤져스 타워(원래 스타크 타워) 회의실 안. 옐레나·벅키·워커·고스트·레드 가디언·보브가 한 자리에 모여 발렌티나의 화상 연결을 받는다. 발렌티나는 “뉴 어벤져스”라는 이름을 더 이상 쓸 수 없다는 캡틴 아메리카(샘 윌슨)의 cease and desist 변호사 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곧 큰 문제가 우주에서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다. 화면이 컷되고, 외계 우주선이 지구의 대기권에 진입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 우주선의 형태는 마블 팬에게 익숙한 디자인 — Earth-616 판타스틱 포의 우주선이다.
이 장면이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14개월 후” 시점이 〈판타스틱 포: 퍼스트 스텝스〉(2026년 7월 개봉 예정)의 결말 직후로 맞춰져 있다. 판타스틱 포가 자기들의 우주(Earth-828)에서 Earth-616으로 넘어오는 결말이 그 영화에 들어가 있고, 썬더볼츠*의 쿠키영상은 그 도착의 순간을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는 시퀀스다. 둘째, 이 쿠키영상은 원래 〈어벤져스: 둠스데이〉(2026년 12월 18일 미국 개봉) 세트에서 루소 브라더스가 직접 촬영해 썬더볼츠*에 삽입한 장면이다. 즉 둠스데이의 오프닝이 사실상 이 쿠키영상의 연장선이라는 의미다.
둠스데이에서 닥터 둠(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이 등장하는 시점이 판타스틱 포의 차원 이동과 동시에 발생하고, 뉴 어벤져스(썬더볼츠)와 판타스틱 포와 X-멘이 모두 한 영화에서 만나는 구조다. 썬더볼츠*의 쿠키영상은 그 합류의 첫 단추다.
출처: 네이버 영화
cease and desist의 뜻 — 샘 윌슨은 왜 뉴 어벤져스 이름을 막았나
최후 쿠키영상에서 발렌티나가 보여준 cease and desist는 한국어로 “중지 및 금지 명령서” — 상표나 권리 침해에 대해 변호사가 보내는 정지 요구 서신이다. 샘 윌슨(앤서니 매키, 〈브레이브 뉴 월드〉의 캡틴 아메리카)이 발렌티나에게 보낸 내용은 한 줄로 정리된다 — “당신이 만든 그 여섯 명을 어벤져스라고 부르면, 어벤져스라는 등록 상표를 무단 사용한 것으로 본다.”
이 농담이 가벼워 보이지만 마블 4단계의 매우 무거운 떡밥을 깔고 있다. 첫째, “진짜 어벤져스”가 따로 있다는 사실 — 즉 샘 윌슨이 〈브레이브 뉴 월드〉(2025) 이후 새로운 어벤져스 팀을 꾸리고 있다는 신호다. 그가 누구를 모았는지는 둠스데이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둘째, 발렌티나의 정치적 정통성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신호 — 정부가 만든 영웅 팀과 캡틴 아메리카가 만든 영웅 팀이 같은 이름을 두고 충돌한다는 뜻이다.
썬더볼츠가 둠스데이에서 어떤 이름으로 등장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뉴 어벤져스”라는 이름을 쓰지 못한다면 다시 “썬더볼츠”라는 이름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발렌티나가 새 이름을 만들 수도 있다. 이 이름 다툼은 마블이 4년 동안 끌고 온 “어벤져스의 정통성은 누가 가지는가” 질문의 직접적 결말이 될 것이다.
볼 사람 / 안 맞을 사람 — 호불호의 진짜 갈림길
이 영화가 맞는 사람 — 마블 영화에서 액션보다 캐릭터의 내면 흐름을 더 좋아하는 관객. 옐레나라는 캐릭터의 결을 좋아했던 〈블랙 위도우〉·〈호크아이〉 팬. 〈로건〉이나 〈로키 시즌 1〉 같은 우울한 톤의 마블 작품을 좋아한 사람. 정신 건강 이슈를 진지하게 다룬 영화를 찾는 관객.
안 맞을 수 있는 사람 — 어벤져스 같은 대규모 액션과 농담 호흡을 기대한 관객.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액션 시퀀스가 아니라 정신 세계 안의 대화라는 점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보브 캐릭터의 우울증 표현이 블록버스터 영화답지 않게 느리다는 평도 있다. 한국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무기력은 무능력보다 나쁘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한 마블 4단계의 다른 영화들을 따라가지 않은 사람에게는 캐릭터 배경(특히 발렌티나·고스트·워커)이 빈약하게 느껴진다.
호불호의 진짜 갈림길 — 영화가 보브의 우울증을 비유로 다루는지, 메인 빌런으로 다루는지의 차이. 옐레나가 보이드를 “물리치는” 게 아니라 “함께 있어주는” 결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별점이 갈린다. 마블에서 빌런이 슈퍼파워가 아니라 마음의 병이라는 설정 자체가 호불호다. 비평가 88%·관객 95%가 같은 영화에 대해 매겨졌다는 사실이 이 호불호의 폭을 그대로 보여준다.
썬더볼츠*는 마블이 4단계의 끝에서 처음으로 “영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정치와 정신 건강 양쪽에서 동시에 던진 작품이다. 별표(*)는 단순한 이름표가 아니라, 어벤져스라는 브랜드가 누구의 손에 있는지·도시를 구한 사람이 그것으로 자기를 정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미완의 답이다. 한국 박스오피스가 50만에서 멈춰서더라도 비평가들이 이 영화를 마블 4년 만의 정상 궤도 복귀로 평가한 이유는 거기 있다.
다음 마블은 7월 〈판타스틱 포: 퍼스트 스텝스〉, 12월 〈어벤져스: 둠스데이〉. 썬더볼츠*의 쿠키영상이 그 두 영화의 시작점을 같이 깔아둔 첫 다리다. 옐레나·벅키·워커·고스트·레드 가디언·보브가 다시 등장하는 시점은 둠스데이가 가장 유력하고, “뉴 어벤져스” 이름표가 그때 어떻게 정리될지를 보고 별표(*)의 진짜 마지막 의미가 닫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