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장면에서 밥 레이놀즈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몇 분 전까지 뉴욕 전체를 삼킬 뻔했던 그가, 이제 다시 인간으로 서있다. 그런데 날지 못한다. 센트리의 힘은 돌아왔지만, 내부의 보이드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썬더볼츠*(Thunderbolts*, '썬더볼츠 스타') 는 2025년 5월 2일 극장 개봉했다. 로튼토마토 비평가 88%, 관객 95%를 기록한 이 작품은 MCU 페이즈 5의 사실상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신규 어벤져스 팀의 탄생, 센트리의 등장, 그리고 어벤져스: 둠스데이(2026년 12월)로 향하는 복선이 여기서 시작된다.
이 글에서는 썬더볼츠* 결말의 핵심 포인트를 해석하고, 미드크레딧·쿠키 영상, 그리고 MCU 다음 이야기를 정리한다. 스포일러가 전면 포함된다.
출처: 네이버 영화
센트리와 보이드 — 밥 레이놀즈가 날지 못한 이유
밥 레이놀즈(센트리)의 힘은 간단하게 요약된다. 천만 태양의 힘(The Power of a Million Exploding Suns). 그런데 그 힘의 반대편에는 항상 보이드(The Void)가 존재한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 밥이 센트리가 되면 보이드가 깨어난다. 결말에서 팀이 밥의 내면에 접속해 보이드를 봉인하는 데 성공하지만,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
이것이 밥이 날지 못하는 이유다. 비행 능력 자체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보이드가 깨어날 위험을 스스로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마블 코믹스에서 센트리는 MCU 최강급 캐릭터 중 하나지만, 항상 정신적 불안정이 최대 약점이었다. 이 설정이 영화에서 정확하게 재현됐다.
중요한 것은 팀이 밥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옐레나를 중심으로 멤버들이 밥의 내면에 직접 들어가 보이드와 맞서는 장면은, 이 영화가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닌 이유를 보여준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는 메시지가 결말 전체를 관통한다.
출처: 네이버 영화
뉴 어벤져스 탄생 — 팀 이름이 정해지는 순간
영화 후반부, 발렌티나(줄리아 루이스-드레이퍼스)가 팀을 해산하려 한다. 뉴욕 사건의 책임을 팀에게 돌리고 공식적으로 없애버리려는 것이다. 그런데 언론 앞에 선 옐레나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팀 이름이 확정된다. "어벤져스"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과거 팀의 계보가 이어진다.
새 어벤져스의 구성은 이렇다. 옐레나 벨로바(Florence Pugh), 버키 반스(Sebastian Stan), 레드 가디언(David Harbour), 고스트(Hannah John-Kamen), 존 워커(Wyatt Russell), 그리고 센트리(Lewis Pullman).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팀이 사실상 해체된 MCU에서, 새로운 지구 방어선이 생긴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팀이 자발적으로 뭉쳤다는 사실이다. 발렌티나의 지시가 아니라, 결국 각자가 선택해 합류한 팀이다. 히어로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는, 마블이 페이즈 5 내내 강조한 주제가 여기서 완성된다.
미드크레딧 장면 — 레드 가디언과 시리얼 박스
미드크레딧 장면은 가볍고 유쾌하다. 레드 가디언(알렉세이 쇼스타코프)이 슈퍼마켓에서 자신의 얼굴이 박힌 위티스(Wheaties) 시리얼 박스를 발견한다. 미국 스포츠 영웅들이 시리얼 박스에 실리는 문화를 활용한 개그다. 러시아 출신 슈퍼 솔저가 미국 아이콘이 된 역설적 상황을 유머로 풀어낸 장면이다.
이 장면은 단순한 웃음 이상의 의미가 있다. 레드 가디언이 새 어벤져스에서 공개적인 얼굴이 됐다는 것을, 그리고 팀이 이제 숨어있는 존재가 아닌 공식 히어로 팀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두운 배경을 가진 캐릭터들이 빛으로 나온 것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쿠키 영상 — 판타스틱4 우주선, 둠스데이 연결 복선
14개월 후. 우주 어딘가에서 판타스틱4의 우주선이 지구-616을 향해 접근하고 있다. 이 장면은 2025년 7월 개봉하는 <판타스틱4: 퍼스트 스텝>과 직접 연결된다. 판타스틱4가 MCU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고, 이는 어벤져스: 둠스데이(2026년 12월 18일 개봉)를 향한 카운트다운의 시작이다.
닥터 둠(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 빌런으로 등장하는 둠스데이에서, 새 어벤져스와 판타스틱4, 그리고 멀티버스 전역의 히어로들이 집결하게 된다. 썬더볼츠*의 쿠키 장면은 MCU 세계관 확장의 다음 챕터를 예고하는 가장 직접적인 신호다.
엔드게임 이후 MCU가 방향을 잃었다는 비판이 있었다. 썬더볼츠*는 그 답 중 하나다. 기존 히어로의 후계가 아니라, 아웃사이더들이 뭉쳐 새로운 팀을 만드는 이야기. 이 팀이 둠스데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2026년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왜 MCU 팬들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가
로튼토마토 관객 점수 95%는 최근 MCU 작품 중 이례적으로 높다. 이유는 단순하다. 영화가 거창한 척하지 않는다. 세계를 구하는 어벤져스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옐레나는 나타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 한다. 버키는 여전히 윈터 솔저의 기억과 싸운다. 밥은 자신 안의 괴물을 통제하려 한다. 각자의 결핍이 명확하고, 그 결핍이 결말에서 팀의 강점이 된다. 약점을 감추는 팀이 아니라, 약점을 인정하고 서로 채우는 팀이다.
페이즈 5 전반에서 MCU가 놓쳤던 것 — 캐릭터에 대한 감정적 투자 — 을 이 영화가 돌려놨다. 스케일은 작지만, 울림은 크다.
볼 사람 vs 안 맞을 사람
이런 분들께 강력 추천: MCU 페이즈 4~5를 꾸준히 따라온 분, 블랙 위도우·팔콘과 윈터솔저를 재밌게 본 분, 화려한 액션보다 캐릭터 감정선이 중요한 분, 센트리라는 캐릭터를 MCU에서 처음 보는 분 (원작 코믹스 지식 불필요).
기대 조정이 필요한 분들: 어벤져스 엔드게임급 스케일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전투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또 MCU 드라마 시리즈를 전혀 안 본 경우 일부 캐릭터 배경이 낯설 수 있다. 특히 고스트(앤트맨 2), 존 워커(팔콘과 윈터솔저) 맥락을 모르면 감정이입이 다소 떨어진다.
총평: 오랜만에 MCU가 작은 이야기를 제대로 한 작품. 둠스데이 전 필수 시청 목록에 올려도 좋다.
썬더볼츠*는 결말에서 답을 주지 않는다. 밥이 보이드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는지, 새 어벤져스가 둠스데이에서 얼마나 활약하는지. 하지만 그 불확실성이 오히려 이 팀을 더 보고 싶게 만든다. 완성된 영웅이 아닌, 아직 성장 중인 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MCU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데어데블 본 어게인 시즌2 결말 해석도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같은 시기 MCU 스트리트 레벨의 이야기가 어디서 마무리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