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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ternaut(엘 에테르나우타, '영원한 항해자') 리뷰 — RT 95% 아르헨티나 SF, 87개국 1위에 가린 6부작의 함정

The Eternaut(엘 에테르나우타) 넷플릭스 리뷰. 부에노스아이레스 독성 눈 6부작, 1957년 아르헨티나 만화 원작. 리카르도 다린 주연, RT 비평가 95%·관객 96%, 87개국 글로벌 1위. 시즌2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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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서 다루는 것
  • 부에노스아이레스 한여름 밤의 독성 눈 — 1화 첫 12분
  • 67세 리카르도 다린의 후안 살보 — 늙은 영웅이라는 SF 변주
  • RT 95%의 정체 — 비평가가 본 것, 한국 시청자가 본 것

한여름 밤이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갑자기 정전이 일어났다. 도시가 검게 잠긴 직후 — 눈이 내렸다. 1월의 남반구 도시에 내리는 눈. 처음에는 아름다웠다. 한 사람이 창밖에 손을 내밀었고, 눈송이가 손등에 닿았다. 즉사. 거리를 걷던 사람들이 그대로 무너졌다. The Eternaut(엘 에테르나우타, ‘영원한 항해자’) 1화 첫 12분이 그렇게 흐른다. 마지막 가족 단톡방 메시지가 끊기는 장면에서 카메라가 후안 살보(Juan Salvo)의 거실 창문을 비춘다. 67세 배우 리카르도 다린(Ricardo Darín)의 얼굴이 처음 등장하는 순간이다.

2025년 4월 30일 넷플릭스 공개. 6부작. 1957년 아르헨티나 만화 원작. 로튼토마토 비평가 95%(19개 리뷰), 관객 96%. 글로벌 비영어 TV 부문 87개국 TOP 10 진입. 시즌2 대본 집필 중 — 이 작품을 한 줄로 압축하면 그렇다. 그러나 한국 시청자 반응은 둘로 갈린다. 클리앙·에펨코리아·왓챠피디아 평을 종합해 보면 “올해 본 SF 중 가장 분위기 좋은 작품” 옆에 “6화로 끊은 게 너무 미완성이라 시즌2 안 본다”는 코멘트가 함께 달린다. 이 글은 그 갈림길에서 한 페이지로 판단하는 리뷰다.

한 줄 결론: RT 95%의 작품 분위기는 진짜다. 다만 6부작이 끝나는 자리가 “다음 편 예고” 같아서, 시즌1만 보고 닫을 수 있는 시청자에겐 안 맞는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 <라스트 오브 어스>의 느린 호흡과 캐릭터 중심 SF를 좋아한 시청자
  • 1957년 클래식 만화 원작·아르헨티나 정치사를 함께 읽고 싶은 관객
  • 67세 주인공이 핵심인 ‘늙은 SF 영웅’을 처음 보고 싶은 사람
  • 시즌1이 끊겨도 시즌2를 기다릴 인내심이 있는 시청자

※ 이 글은 시즌1 6부작 전체에 대한 리뷰로, 결말의 핵심 떡밥은 다루지만 마지막 가제보 시퀀스의 시각 정보는 일부 가립니다.

The Eternaut 엘 에테르나우타 영원한 항해자 넷플릭스 포스터 리카르도 다린 부에노스아이레스 독성 눈 SF 6부작 2025
출처: 네이버 영화

부에노스아이레스 한여름 밤의 독성 눈 — 1화 첫 12분

이 시리즈가 다른 포스트 아포칼립스 작품과 갈라지는 지점은 첫 12분에 있다. 미국이나 유럽 SF는 보통 재앙이 일어난 다음의 폐허에서 시작한다. The Eternaut은 평범한 1월 토요일 저녁에서 시작한다. 후안 살보의 집에는 트루코(아르헨티나 카드 게임)를 하러 친구들이 모여 있다. 보드카가 돌고, 라디오에선 축구 중계가 흐른다. 카메라가 거실을 한 바퀴 천천히 돈다. 이 사람들이 영화 끝까지 살아남을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정전이 오는 순간, 감독 브루노 스타냐로(Bruno Stagnaro)는 카메라를 흔들지 않는다. 음악도 깔지 않는다. 사람들이 휴대전화 손전등을 켜고 창밖을 본다. 눈이 내린다. 발코니에 있던 옆집 사람이 손을 내밀었다가 한 박자 뒤 쓰러진다. 그 한 박자가 이 시리즈 전체의 톤을 결정한다 — 죽음을 깜짝쇼로 다루지 않는다.

아르헨티나 영화 산업 평론지 Otros Cines는 이 12분을 “라틴 아메리카 SF가 만들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종말의 묘사”라고 평했다. 한국 평점 사이트 왓챠피디아 한 줄평에서도 “1화만 봐도 시즌 1 정주행 결정”이라는 코멘트가 가장 많이 추천을 받았다. 도시가 죽는 순간이 슬프지 않고 차분하다는 점, 그게 이 시리즈의 첫 무기다.

에테르나우타 부에노스아이레스 독성 눈 도시 정전 한여름 밤 1화 첫 12분 아르헨티나 SF 재앙
ⓒ 네이버 영화

67세 리카르도 다린의 후안 살보 — 늙은 영웅이라는 SF 변주

The Eternaut이 다른 종말물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주인공의 나이다. 후안 살보 역의 리카르도 다린은 1957년생, 촬영 당시 67세였다. 아르헨티나 국민 배우로 〈비밀의 눈동자(El Secreto de Sus Ojos)〉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배우다. 1957년 원작 만화에서 후안 살보는 30대 가장이었지만, 이번 시리즈는 그를 자기 딸을 잃어버린 60대 가장으로 바꿨다. 이 한 가지 캐스팅 변경이 작품 전체의 무게를 바꿔놓는다.

젊은 액션 영웅이 등장하는 종말물에서는 “살아남는다”가 기본값이다. 노년 주인공이 등장하면 “살아남는 동안 무엇을 잃는가”가 중심이 된다. 후안 살보는 도시를 가로질러 딸 클라라(Clara)를 찾아 나서지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친구가 죽고 무릎이 시리다. 거대 벌레가 등장하는 4화 후반부 시퀀스에서도, 리카르도 다린의 액션은 빨리 뛰지 않는다. 숨이 차고, 한 번 미끄러진다. 마블 영웅이라면 절대 보여주지 않을 디테일이다.

NPR 리뷰는 이 캐스팅을 두고 “아르헨티나가 군부 독재(1976~1983) 시절 잃어버린 세대를 후안 살보 한 인물에 얹은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원작 만화가의 헥토르 외스테르헬드(Héctor Germán Oesterheld) 본인이 군부에 의해 1977년 실종된 인물이라는 사실이 시리즈 6화 마지막 자막으로 헌정된다. 노년 주인공이 자기 도시를 다시 잃지 않으려고 걷는 시리즈라는 점에서, The Eternaut은 SF인 동시에 회한의 드라마다.

“Darín carries this show on his back. Watching a 67-year-old man limp through alien-infested Buenos Aires is somehow more terrifying than any zombie chase.”

— Letterboxd Review (2025-05-08)

다린이 이 시리즈를 등에 업고 간다. 67세 남자가 외계 생명체로 가득한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절뚝거리며 가로지르는 모습이, 어떤 좀비 추격보다 무섭다.

에테르나우타 후안 살보 리카르도 다린 67세 노년 SF 영웅 딸 클라라 부에노스아이레스 가로지르기 6부작
출처: 네이버 영화

RT 95%의 정체 — 비평가가 본 것, 한국 시청자가 본 것

로튼토마토 95% 비평가 평점이 한국 시청자의 체감과 어긋난다는 의견이 자주 보인다. 클리앙의 한 시청자는 “1·2화는 압도적인데 5·6화로 가면서 힘이 빠진다”고 적었다. 평점을 둘로 나눠서 보면 이해가 빠르다.

  • 비평가가 본 것 — 종말물 장르의 군더더기를 제거한 연출, 라틴 아메리카 정치사를 결말의 배경 음악으로 깐 시나리오 구조, 리카르도 다린의 캐스팅, 부에노스아이레스라는 도시 자체를 캐릭터처럼 다룬 미장센. NPR과 Collider는 이 네 가지를 90점대 점수의 근거로 들었다.
  • 한국 시청자가 본 것 — 1957년 만화 원작을 모른 채로 진입한 경우, 후반부에 나오는 외계인 묘사가 모호하고 가제보 안의 푸른 빛 존재의 정체가 6화 안에서 풀리지 않는다는 점에 답답함을 느꼈다. 왓챠피디아 별점은 비평가 평점보다 낮은 3.6/5.0 수준(2026년 5월 기준)이다.

정리하자면 이 시리즈는 “줄거리의 시원함”을 약속하는 작품이 아니다. 도시가 무너지는 분위기, 노년 주인공의 무게, 라틴 아메리카 SF라는 신선함을 무기로 쓴다. 그 무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한 페이지로 비교하면 아래 표에 가깝다.

평가 축비평가 시각 (RT 95%)한국 시청자 체감
분위기·미장센★★★★★★★★★★
주연 연기★★★★★★★★★☆
스토리 완결성★★★★☆ (시즌2 전제)★★★☆☆
SF 설명 친절도★★★★☆★★★☆☆

※ 기준일 2026-05-13. RT 비평가/관객 점수 + 한국 왓챠피디아·클리앙 후기 종합.

6부작이 끊긴 자리 — 시즌1 결말 호불호의 진짜 이유

시즌1 마지막 화에서 후안 살보는 자신이 시간을 떠도는 존재 — 만화 원작 제목이 가리키는 “에테르나우타(영원한 항해자)” — 가 되어가는 중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6화 후반부, 한 경기장이 외계인 협력자와 거대 벌레들로 가득 차 있고, 그 한가운데 푸른 빛을 내는 가제보 안에 정체불명의 존재가 앉아 있다. 카메라는 그 존재의 긴 손가락 하나만을 보여준 채 시즌1을 닫는다.

이 결말이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두 가지다.

  1. 설명 없는 종결 — 외계인의 정체, 가제보 안 존재의 이름, 후안 살보의 시간 떠돌이 능력이 어떻게 발현됐는지는 시즌1 안에서 풀리지 않는다. 원작 만화에서는 후안 살보가 이미 미래 시점에서 자기 과거를 이야기하는 액자 구조이지만, 시리즈는 그 액자를 시즌2로 미뤘다.
  2. 딸 클라라 행방 — 시즌1 내내 후안 살보가 찾아 헤맨 딸 클라라의 위치가 마지막 화에서도 확정되지 않는다. 일부 시청자는 이 부분을 “감정 결산이 없다”는 이유로 별점을 깎았다.

한국 시청자 입장에서 가장 정확한 비유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1이 조엘과 엘리가 출발한 지점에서 끝나버린 느낌”에 가깝다. 분위기와 캐릭터에 만족한 사람은 5점, 줄거리 완결을 기대한 사람은 2~3점을 매기게 되는 구조다. 시즌2 대본은 2025년 중반 집필이 확인됐고, 2026년 후반~2027년 초 공개가 유력하다. 이 시점에서 시즌1만 보고 끝낼지, 시즌2를 기다리며 정주행할지 — 그 판단을 미리 해야 후회가 없다.

에테르나우타 시즌1 6화 결말 가제보 푸른 빛 외계 존재 후안 살보 시간 떠돌이 시즌2 확정 정주행 가치
ⓒ 네이버 영화

비슷한 작품과 비교 — Last of Us, The Mist, Walking Dead

The Eternaut을 보고 어떤 작품을 다음으로 볼지 정하려면, 이 시리즈가 어떤 결로 만들어진 종말물인지를 짚어두는 게 좋다. 같은 장르 안에서 가장 자주 비교되는 세 작품과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 The Last of Us(라스트 오브 어스, HBO·2023~) — 캐릭터 중심 종말물이라는 점에서 가장 비슷하다. 다만 라스트 오브 어스가 두 사람의 관계(조엘·엘리)를 축으로 한다면, The Eternaut은 한 도시(부에노스아이레스)와 한 노년 가장의 관계가 중심이다. 멜로 감정선이 거의 없다.
  • The Mist(미스트, 스티븐 킹 원작·2007년 영화) — “정체 모를 위협이 도시를 잠식한다”는 구조가 비슷하다. The Mist가 마트 안 인간 군상 공포에 집중했다면, The Eternaut은 도시 전체를 가로지르는 로드무비 구조다.
  • The Walking Dead(워킹 데드, AMC·2010~2022) — 거대 규모 생존 군상극이라는 점에서 비교되지만, The Eternaut은 6화 작품이라 분량이 1/20 수준이다. 워킹 데드의 길이에 지친 시청자에게는 The Eternaut의 호흡이 더 맞다.

아르헨티나·라틴 아메리카 SF가 처음이라면 The Eternaut을 본 다음 〈더 윈드 디멘션(2020, 멕시코)〉이나 〈리벨리온(2024, 멕시코 넷플릭스 시리즈)〉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분위기가 비슷한 한국 작품을 찾는다면, <킹덤> 시즌1·2가 가장 가까운 톤이다.

에테르나우타 비교 The Last of Us The Mist Walking Dead 종말물 SF 드라마 라틴 아메리카 SF 추천
ⓒ 네이버 영화

누구에게 추천하고 누구에게 안 맞는가 — 시즌2 전 정주행 가치

이 시리즈는 모든 종말물 팬에게 맞지 않는다. 빠른 액션과 깔끔한 결말을 기대하는 시청자는 6화를 끝내고 아쉬움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분위기와 캐릭터, 도시의 공기를 즐기는 시청자에게는 2025~2026년 사이 가장 만족스러운 발견이 될 작품이다. 추천/비추천 기준을 마지막으로 정리해 두면 아래와 같다.

이런 사람에게 강력 추천
  • 라스트 오브 어스의 느린 호흡과 도시 공기 묘사를 좋아한 시청자
  • 67세 주인공이 절뚝이며 도시를 가로지르는 모습에 흥미를 느낄 관객
  • 6부작이라 부담 없이 정주행하고 싶은 OTT 시청자
  • 시즌2 공개(2026 하반기 유력) 전에 미리 분위기를 잡아두고 싶은 팬
  •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사·라틴 아메리카 SF에 관심 있는 영화 팬
이런 사람에게는 안 맞는다
  • 한 시즌 안에 모든 떡밥이 풀리길 기대하는 시청자
  • 빠른 액션·잦은 컷·CG 액션 시퀀스 위주의 SF를 선호하는 관객
  • 스페인어 더빙·자막이 익숙하지 않아 정주행 호흡이 끊길 시청자
  • 주인공이 젊은 영웅이 아니면 몰입이 어려운 관객

2026년 5월 시점의 판단을 정리하면, The Eternaut 시즌1은 “시즌2를 기다릴 의향이 있는 시청자에게” 가장 추천 가능한 작품이다. 시즌2 공개 이후에는 두 시즌을 한 번에 보는 시청자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분위기를 미리 잡아두는 선택이 가장 손해가 적다. 6시간 정주행 — 라스트 오브 어스 한 시즌의 절반 분량 — 으로 라틴 아메리카 SF의 가장 화제작에 입문한다는 가치가 있다.

The Eternaut(엘 에테르나우타, ‘영원한 항해자’)은 67세 가장이 자기 도시를 다시 잃지 않으려고 걷는 6부작 아르헨티나 SF다. 종말물의 형식을 빌리지만 정서는 회한의 드라마에 가깝다. RT 95% 비평가 점수는 분위기와 캐스팅에서 나온 것이고, 호불호는 시즌1 결말이 시즌2로 넘어가는 자리에서 갈린다. 시즌2 대본 집필 확인 + 2026년 후반 공개 유력 시점이므로, 지금 시즌1을 정주행해 두는 선택이 가장 효율적이다.

같은 결의 종말물·결말 미완 시리즈 가이드를 함께 보고 싶다면 아래 글들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