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가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화면이 검어진다. 총소리만 들린다. 7화 "컨버전스(Convergence)"의 마지막 장면이다. 엘리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채로 시즌2는 끝난다. 이 블랙아웃은 단순한 클리프행어가 아니다.
라스트오브어스 시즌2는 2025년 4월~5월 HBO에서 7화로 종영했다. 로튼토마토 비평가 93%·관객 38%라는 게임사 역상 가장 극단적인 평점 갭을 기록했다. 시즌1 평균 8.9점에서 IMDB 7.2점으로 뚝 떨어졌다. 조엘의 죽음, 애비 서사 강요, 게임 대비 압축된 구성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이 글은 시즌2 결말의 핵심 장면들을 해석하고, "총소리의 의미"와 "시애틀 1일차"가 시즌3를 어떻게 예고하는지 정리한다. 전편 스포일러가 포함된다.
출처: 네이버 영화
피날레 7화 "컨버전스" — 엘리와 애비, 처음으로 마주하다
7화가 시작될 때 엘리는 시애틀 3일차에 접어들어 있다. 디나와 함께 애비의 기지로 향하는 엘리의 눈에는 이미 복수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조엘을 죽인 자를 찾는 데만 7화 분량을 쏟아온 결과다.
제시(엘리의 친구)가 먼저 등장한다. 그리고 애비가 방 안에서 나타나고, 제시는 그 자리에서 총에 맞는다. 시즌2의 가장 충격적인 순간 중 하나다. 엘리가 아무리 조엘의 복수를 명분으로 삼아도, 시청자들은 제시의 죽음에서 "이 복수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
토미(조엘의 동생)도 그 자리에 있었다. 애비는 토미에게도 총을 겨눈다. 토미는 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비의 총구가 엘리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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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소리와 블랙아웃 — 엘리가 살아있다고 볼 수 있는 이유
화면이 암전되기 직전, 총소리가 한 발 들린다. 이 총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시즌2는 직접 알려주지 않는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 번째는 애비가 엘리에게 발사했다는 것, 두 번째는 디나가 뒤에서 애비에게 발사했다는 것이다.
디나는 임신 중이었지만 이 시점에서 충분히 행동 가능한 상태였다. 그리고 제작진은 엘리를 시즌3에서 살아있는 캐릭터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게임 라스트오브어스 파트2에서도 엘리는 이 시점에 살아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드라마가 게임의 구조를 따르고 있다면, 엘리는 살아있다.
또 하나의 단서는 시즌3 제작이 공식 확정됐다는 점이다. 벨라 램지(엘리 역)의 계약이 다음 시즌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블랙아웃은 죽음이 아니라, 다음 시즌으로 가는 연결고리다.
이 클리프행어를 두고 시청자 반응이 갈렸다. 일부는 "1년을 기다려서 이게 끝이냐"라고 분통을 터뜨렸고, 또 일부는 "게임 파트2와 동일한 구조이므로 다음 장면이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게임을 미리 플레이한 팬들은 이미 다음 이야기의 방향을 알고 있다. 그 방향이 드라마에서 어떤 형태로 구현될지가 시즌3의 핵심이 된다.
"시애틀: 1일차" — 관점 전환, 시즌3의 구조를 예고하다
화면이 다시 밝아지면, 자막이 뜬다. "시애틀: 1일차". 그리고 화면에 등장하는 건 엘리가 아니라 애비다. 엘리의 시점으로 3일을 따라온 시청자들은 이 장면에서 멈추게 된다.
게임 라스트오브어스 파트2는 이 구조를 그대로 사용했다. 전반부는 엘리의 시점, 후반부는 애비의 시점으로 같은 기간의 시애틀 3일을 다시 보여준다. 드라마에서 시즌2 마지막 장면은 그 "관점 전환"의 시작점이다. 시즌3는 애비의 시점에서 시애틀 3일을 따라간다.
이 구조가 왜 논란이 됐는지는 게임을 먼저 경험한 사람들이 더 잘 안다. 게임 파트2에서도 이 구조 때문에 플레이어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조엘을 죽인 애비의 입장을 따라가라는 요구 자체가 저항감을 만든 것이다. 드라마에서도 같은 반응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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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 93% vs 관객 38% — 이 갭은 어디서 왔나
라스트오브어스 시즌1은 로튼토마토 96%·관객 96%였다. 시즌2는 비평가 93%·관객 38%다. 이 차이는 단순한 취향 문제가 아니다.
비평가들이 높게 평가한 이유는 명확하다. 연출·연기·각본의 완성도, 조엘의 죽음이 주는 드라마틱한 충격, 복수라는 테마를 다루는 방식이 성인용 드라마로서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특히 페드로 파스칼의 마지막 연기와 그 이후 엘리의 변화를 따라가는 내러티브 구조가 호평을 받았다.
관객 점수가 낮은 이유도 명확하다. 첫째, 조엘의 이른 죽음. 시즌1을 보고 시즌2에 들어온 시청자 중 상당수는 조엘 중심 이야기를 기대했다. 조엘이 2화에서 사망하는 것은 시청자와의 암묵적 계약을 어긴 것처럼 느껴진다. 둘째, 애비 서사 강요에 대한 거부감. 조엘을 죽인 캐릭터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따라가야 한다는 것 자체가 저항감을 만든다. 셋째, 7화로 압축된 게임 파트2의 전반부만 다뤘다는 불완전감이다.
이 갭은 "좋은 드라마"와 "보고 싶었던 드라마"의 차이다. 비평가들은 전자를 기준으로, 관객 다수는 후자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시즌3가 이 갭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드라마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한다.
제작사 HBO는 시즌3 제작을 공식화했다. 크리에이터 크레이그 마진과 닐 드럭만은 게임 파트2의 후반부(애비 시점 시애틀 3일)를 시즌3에서 다루겠다고 밝혔다. 이 구조가 관객의 반응을 돌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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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3에서 기대할 것 — 애비의 3일, 그리고 엘리의 귀환
시즌3는 구조적으로 게임 파트2의 후반부를 따른다. 애비의 시점에서 시애틀 3일을 보여준 뒤, 두 이야기가 수렴하는 결말로 나아간다. 게임에서는 마지막에 엘리와 애비가 다시 마주치는 장면이 있다. 드라마가 이 구조를 그대로 따른다면, 시즌3의 후반부에는 엘리가 다시 등장한다.
애비의 이야기에서 핵심 캐릭터는 레브(게임에서 애비가 지키는 어린 캐릭터)다. 레브는 드라마에서 어떤 배우가 캐스팅될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애비의 서사가 "복수에서 보호로" 전환하는 것이 시즌3의 감정선이다.
엘리의 귀환 시점은 게임 기준으로는 시즌3 중반 이후다. 엘리는 이 시점까지 시애틀에서 살아서 빠져나간 상태로 설정된다. 두 캐릭터가 마지막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전체 라스트오브어스 드라마 시리즈의 중심 주제다.
시즌2를 어떻게 볼 것인가 — 추천 기준
시즌2는 게임 파트2를 먼저 한 사람과 아닌 사람이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이는 드라마다. 게임을 플레이한 사람은 구조를 알기 때문에 결말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게임을 모르는 사람은 클리프행어와 관점 전환 앞에서 배신감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사람에게 맞는 시즌2다. 시즌1을 재미있게 봤고, 조엘의 죽음이라는 충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고, 서사적으로 도전적인 구성을 선호하는 시청자. 연출과 촬영 퀄리티만으로도 8화 분량을 끝까지 볼 수 있다.
이런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시즌1을 조엘과 엘리의 부녀 관계로 기억하는 시청자, 복수 서사보다 성장 드라마를 기대했던 시청자, 클리프행어식 시즌 종영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 게임 파트2에 대한 논란이 얼마나 컸는지를 먼저 알고 시작하면, 드라마의 선택이 조금 더 이해된다.
라스트오브어스 시즌2의 블랙아웃은 끝이 아니라 전환점이다. 총소리 하나와 "시애틀 1일차" 자막은, 시즌3에서 관점이 뒤집힌다는 예고다. 관객 점수 38%는 분명히 불편함의 표시지만, 이 불편함이 시즌3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HBO가 시즌3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라스트오브어스 드라마 전체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시즌2 완주 후 게임 파트2를 함께 플레이하면, 드라마의 구조적 의도가 더 선명하게 읽힌다. 결말 해석형 콘텐츠가 더 궁금하다면 데어데블 본 어게인 시즌2 결말 해석도 참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