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년 여름, 잉글랜드 스트랫퍼드. 역병이 마을을 덮쳤을 때 윌은 런던에 있었습니다. 아들 햄닛의 부고가 그에게 닿았을 때 이미 장례는 치러진 뒤였습니다. 그로부터 4년 뒤, 같은 이름의 비극이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햄릿》입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의 《햄넷》은 매기 오패럴의 동명 소설(2020 코스타 북 어워드 수상)을 원작으로 합니다.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시 버클리가 아그네스를, 폴 메스칼이 윌 셰익스피어를 맡았습니다. 로튼토마토 87%를 기록한 이 영화가 2026년 7월 7일 넷플릭스에 공개됐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아들 햄닛은 1585년에 태어나 1596년 11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흑사병이 스트랫퍼드를 덮친 해였습니다. 셰익스피어는 그로부터 4~5년 뒤 《햄릿》을 완성했고, 주인공 이름은 아들의 이름과 철자 하나 차이였습니다.
영화 《햄넷》은 이 연결고리를 중심으로 아들을 잃은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윌보다 아내 아그네스의 시선에 더 집중하는 것이 원작 소설과 영화 모두의 선택입니다. 당시 기록에 아그네스는 윌보다 나이가 많은, 독특한 지식을 가진 여인으로 묘사됩니다. 소설과 영화는 이 역사적 공백을 채우며 그녀를 주인공 자리에 올려놓았습니다.
클로이 자오는 이 이야기를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처럼 접근합니다. 1580년대 잉글랜드의 숲과 들판이 스크린을 채우고, 인물들은 그 배경 안에 녹아 있습니다. 《노마드랜드》에서 미국 서부 대자연을 담아낸 감독의 시선이 이번에는 튜더 왕조 시대 영국으로 향했습니다.
제시 버클리는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는 그 수상이 납득될 만큼 아그네스라는 인물을 밀도 있게 조각합니다.
아그네스는 처음에 숲에서 등장합니다. 약초를 알고, 새의 행동을 읽으며, 마을 사람들에게 치료를 해주는 인물입니다. 도입부가 다소 신비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이는 당시 여성이 자연과 맺던 관계를 묘사하는 방식임이 분명해집니다.
아들을 잃은 이후의 아그네스가 영화의 핵심입니다. 버클리의 연기는 감정을 분출하기보다 눌러 담는 방식입니다. 슬픔이 말이 아니라 몸으로 표현됩니다. 특히 아들의 방을 찾는 장면은 대사 없이 촬영됐는데, 카메라가 버클리의 얼굴을 길게 잡는 그 몇 초가 이 영화에서 가장 조용하고 강렬한 순간 중 하나입니다. 아이리시 타임스가 "5성"을 준 이유가 이 장면 하나로 설명됩니다.
영화에서 윌 셰익스피어는 위인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 가족을 남겨두고 런던으로 향하는, 재능이 있지만 이기심도 공존하는 인물입니다. 폴 메스칼은 이 인물을 절제된 방식으로 연기합니다.
메스칼의 윌은 아들을 잃은 슬픔을 직접 표현하는 장면이 많지 않습니다. 대신 《햄릿》을 쓰는 장면에서 관객이 그 감정을 읽습니다. 아들의 죽음과 희곡의 탄생 사이 공간을 영화는 설명하지 않고 관객에게 맡깁니다. 이 구조가 영화를 능동적으로 보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고, 어떤 관객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평가들은 버클리의 퍼포먼스를 더 많이 언급하지만, 메스칼의 절제된 연기가 영화의 균형을 잡는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노마드랜드》에서 배우들에게 자연스러운 감정을 끌어낸 클로이 자오 감독의 방식이 두 배우 모두에게서 작동합니다.
이런 분에게 맞습니다
느린 호흡의 영화를 편하게 보는 분. 감정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장면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분. 관람 후 여운이 오래 남는 류의 드라마를 찾는 분. 역사적 사실 위에 상상력이 더해진 구성에 흥미가 있는 분. 《노마드랜드》 같은 클로이 자오 감독 특유의 시각적 접근을 좋아했다면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넷플릭스 관객 점수 93%가 이 예측을 뒷받침합니다.
이런 분에게는 안 맞을 수 있습니다
서사 전개가 빠른 영화를 선호하는 분. 감정이 명확하게 표현되는 드라마를 기대하는 분. 영국 사극 배경이 낯선 분에게는 인물 관계를 따라가는 데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IMDb 관객 리뷰 일부에서 "후반 40분이 느리다"는 언급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나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