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을 처음부터 정주행하려고 마음먹은 분이라면 거의 100% 같은 벽에 부딪힙니다. ‘엑스맨’ 다음에 ‘엑스맨 2’를 봤는데, 그 다음 ‘퍼스트 클래스’를 트니까 같은 인물이 갑자기 젊어져 있고, 죽었던 캐릭터가 멀쩡히 살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순서를 잘못 봤나 싶어서 위키를 한참 뒤졌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엑스맨 시리즈는 한 줄로 깔끔하게 이어지는 시리즈가 아닙니다. 2000년 1편부터 시작된 오리지널 라인과, 2011년 퍼스트 클래스로 다시 시작한 프리퀄 라인이 중간에 한 번 충돌하고, 거기서 타임라인이 통째로 갈라집니다. 게다가 데드풀과 로건처럼 본편과 살짝 떨어져 노는 작품도 있고요.
그래서 이 글에서는 폭스가 만든 엑스맨 13편을 ‘개봉순’과 ‘시간순(타임라인)’ 두 갈래로 나눠 정리하고, 데드풀이 어디 끼는지, 데드풀과 울버린으로 어떻게 MCU에 합류하는지까지 한 번에 잡아드리겠습니다. 처음 보는 분은 개봉순, 세계관을 다시 정리하고 싶은 분은 시간순으로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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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순서가 헷갈릴까 — 라인이 두 개입니다
먼저 큰 그림부터 잡고 가겠습니다. 엑스맨은 20세기 폭스가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약 20년에 걸쳐 만든 시리즈인데, 크게 두 개의 라인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오리지널 라인입니다. 휴 잭맨의 울버린이 중심이고, 패트릭 스튜어트가 자비에 교수, 이안 맥켈런이 매그니토를 맡았습니다. 엑스맨(2000), 엑스맨 2(2003), 최후의 전쟁(2006) 3부작이 여기 들어갑니다. 두 번째는 프리퀄 라인입니다. 같은 인물들의 젊은 시절을 다루는데, 자비에는 제임스 맥어보이, 매그니토는 마이클 패스벤더가 연기합니다. 퍼스트 클래스(2011)에서 시작하죠.
여기까지면 단순한데, 문제는 2014년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두 라인을 한 작품 안에서 만나게 한 다음 타임라인을 갈아엎어 버린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기준으로 앞뒤가 살짝 달라집니다. 이 구조만 머릿속에 넣어두면 나머지는 훨씬 쉽게 풀립니다.
처음 보는 분께 추천 — 개봉순 시청 순서
엑스맨을 처음 정주행한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개봉순을 권합니다. 제작진이 그 순서로 정보를 풀도록 설계해뒀기 때문에, 떡밥과 회수가 가장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집니다. 시간순으로 보면 나중에 밝혀질 반전을 미리 알게 돼 김이 빠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개봉순은 이렇습니다. 엑스맨(2000) → 엑스맨 2(2003) → 최후의 전쟁(2006) → 엑스맨 탄생: 울버린(2009) → 퍼스트 클래스(2011) → 더 울버린(2013)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 → 아포칼립스(2016) → 데드풀(2016) → 로건(2017) → 데드풀 2(2018) → 다크 피닉스(2019) → 뉴 뮤턴트(2020). 마지막으로 MCU 합류작인 데드풀과 울버린(2024)을 보면 폭스 엑스맨의 한 시대가 마무리됩니다.
참고로 평점만 놓고 보면 TMDB 기준 로건이 7.8로 시리즈 최고점, 데드풀과 데드풀과 울버린이 각각 7.6,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7.5로 뒤를 잇습니다. 입문이라도 1편부터 차근차근 가시는 걸 추천하지만, 시간이 빠듯하다면 이 상위권부터 골라 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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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클래스는 시리즈 분위기를 한 번 환기시키는 작품입니다. 매튜 본 감독이 1960년대 냉전기를 배경으로, 자비에(제임스 맥어보이)와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가 친구였다가 갈라서는 과정을 그립니다. 제니퍼 로렌스가 미스틱을 맡았고요. 오리지널 3부작이 다소 무거웠다면, 퍼스트 클래스는 스파이 영화 같은 경쾌함과 두 남자의 우정 드라마가 섞여 있어 호불호가 적은 편입니다. 시리즈에서 어디가 가장 재밌었냐고 물으면 이 작품을 꼽는 분이 꽤 많습니다.
세계관을 정리하고 싶다면 — 시간순(타임라인)
한 번 다 본 다음, 사건 발생 순서대로 다시 정리하고 싶은 분을 위한 시간순입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엑스맨 타임라인은 제작진도 중간중간 설정을 갈아엎어서 100%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큰 줄기 위주로 보시는 걸 권합니다.
대략적인 흐름은 이렇습니다. 1960~70년대를 다루는 퍼스트 클래스(배경 1962)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과거 파트(배경 1973) → 아포칼립스(배경 1983) → 다크 피닉스(배경 1992)가 프리퀄 라인의 시간 순서입니다. 그 뒤로 200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오리지널 라인 엑스맨 → 엑스맨 2 → 최후의 전쟁이 이어지고요.
여기서 핵심은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입니다. 이 작품에서 울버린이 과거로 의식을 보내 역사를 바꾸면서, 오리지널 3부작에서 벌어진 비극(특히 최후의 전쟁의 결말)이 사실상 ‘없던 일’이 됩니다. 그래서 이 이후 작품들은 바뀐 타임라인 위에서 굴러갑니다. 시간순으로 볼 때 이 분기점만 기억하시면 헷갈림이 확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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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시리즈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입니다. 휴 잭맨, 패트릭 스튜어트, 이안 맥켈런 같은 오리지널 배우와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벤더, 제니퍼 로렌스 같은 프리퀄 배우가 한 작품에서 만나거든요. 미래의 엑스맨이 절멸 위기에 몰리자 울버린의 의식을 1973년으로 보내 역사를 바로잡는다는 설정인데, 이 한 편이 두 라인을 묶어주는 동시에 새 타임라인의 출발점이 됩니다. 처음 보면 그냥 멋진 크로스오버지만, 한 번 다 본 뒤 다시 보면 ‘아 여기서 갈라졌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됩니다.
데드풀은 어디서 봐야 할까 — 본편과 따로 노는 작품들
데드풀(2016)과 데드풀 2(2018)는 엑스맨 본편 타임라인에 깊게 얽히지 않습니다. 같은 세계관 안에 있긴 한데, 자비에 학교나 매그니토 같은 메인 라인과 직접 맞물리는 사건이 거의 없어서 사실상 독립적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4세대 관람 등급이 높은 청불 작품이라 가족과 함께 보긴 어렵고, 다른 엑스맨 영화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화면 밖 관객에게 말을 걸고, 다른 영화를 대놓고 놀리는 메타 개그가 핵심이거든요.
순서를 따진다면 데드풀 → 데드풀 2 → 데드풀과 울버린 순으로 보시면 됩니다. 다만 굳이 엑스맨 본편 사이에 끼워 넣지 않아도 됩니다. 엑스맨 정주행을 하다가 잠깐 쉬어가는 느낌으로, 혹은 데드풀 3부작만 따로 묶어서 보셔도 이야기가 충분히 통합니다.
로건(2017)도 비슷한 위치입니다. 휴 잭맨의 울버린이 주인공이고 오리지널 라인의 먼 미래(2029년)를 배경으로 하지만, 분위기는 슈퍼히어로물이라기보다 서부극에 가까운 무거운 드라마입니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연출했고, 다프네 킨이 연기한 로라(X-23)가 함께 나옵니다. TMDB 평점 7.8로 시리즈 최고점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화려한 액션보다 한 인물의 끝을 진중하게 그려내거든요. 순서상으로는 사실상 폭스 울버린 서사의 마지막 챕터라, 다른 작품을 어느 정도 본 뒤에 보시는 걸 권합니다. 그래야 이 작별이 제대로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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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과 울버린 — MCU 합류로 이어지는 분기
2019년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하면서 엑스맨 판권이 마블 스튜디오로 넘어갔습니다. 그 첫 결과물이 2024년 데드풀과 울버린(Deadpool & Wolverine)입니다. 라이언 레이놀즈의 데드풀이 정식으로 MCU에 합류하는 작품이고, 무엇보다 로건에서 작별했던 휴 잭맨의 울버린이 다시 돌아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정리하고 가야 합니다. 로건에서 울버린은 분명히 끝을 맞았는데 어떻게 다시 나오느냐는 질문이 많은데요, 데드풀과 울버린은 멀티버스 설정을 활용해 ‘다른 차원의 울버린’을 데려옵니다. 그래서 로건의 결말과 모순되지 않습니다. 다프네 킨이 로라 역으로 다시 출연하는 것도 폭스 시절 팬에게는 반가운 연결고리고요. 캐스팅은 라이언 레이놀즈, 휴 잭맨, 엠마 코린, 다프네 킨까지 TMDB로 확인된 라인업입니다.
시청 순서상 이 작품은 폭스 엑스맨 13편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MCU 엑스맨으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정주행의 가장 마지막에 두는 게 가장 깔끔합니다. 데드풀을 한 번도 본 적 없다면 1편부터 챙겨 본 뒤 이 작품으로 마무리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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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별 추천 — 누구에게 어떤 순서가 맞나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엑스맨이 처음인 분은 개봉순이 정답입니다. 떡밥과 반전이 가장 자연스럽게 풀리고, 제작진 의도대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미 한 번 본 분은 시간순으로 다시 보면 세계관이 입체적으로 정리됩니다. 단, 타임라인이 완벽하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감안하세요.
시간이 정말 없어서 핵심만 보고 싶다면 저는 이 다섯 편을 추천합니다. 엑스맨 2(시리즈의 기준점), 퍼스트 클래스(가장 경쾌한 입문작),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두 라인을 잇는 허브), 로건(시리즈 최고 평점의 드라마), 데드풀과 울버린(MCU로 가는 마무리). 이 다섯 편만 봐도 엑스맨이라는 시리즈가 무엇을 했고 어디로 가는지 큰 그림이 잡힙니다.
반대로 이런 분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가벼운 히어로 액션만 원하는 분이라면 로건은 너무 무겁고, 청불인 데드풀 시리즈는 가족 시청과는 거리가 멉니다. 또 깔끔한 단일 타임라인을 기대한다면 엑스맨은 처음부터 그런 시리즈가 아니라는 점을 알고 들어가시는 게 마음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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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볼 수 있나 — 2026년 시청 가이드
판권 이동 이후 디즈니 계열 작품 상당수가 디즈니플러스로 모이는 흐름이라, 엑스맨 시리즈와 데드풀, 데드풀과 울버린도 디즈니플러스에서 만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다만 OTT의 작품 라인업은 계약에 따라 수시로 바뀌고 국가별로도 달라서, 보시는 시점에 정확히 어떤 편이 올라와 있는지는 디즈니플러스 앱에서 직접 검색해 확인하시는 게 확실합니다.
특정 편이 구독 서비스에 없다면 IPTV나 주요 OTT의 단건 구매(VOD)로도 대부분 볼 수 있습니다. 13편 전부를 한 곳에서 보장하기는 어려운 시기이니, 정주행을 계획하신다면 먼저 보고 싶은 작품 몇 개가 지금 어디 올라와 있는지 확인한 뒤 순서를 짜시는 걸 권합니다. 가격이나 제공 여부는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각 플랫폼 공식 앱에서 최종 확인 부탁드립니다.
엑스맨은 한 줄로 이어지는 시리즈가 아니라 두 라인이 충돌하고 갈라지는 좀 특이한 구조라, 순서만 잡고 들어가면 훨씬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개봉순, 복습이라면 시간순. 데드풀과 로건은 본편과 살짝 떨어진 작품이고, 데드풀과 울버린이 MCU로 가는 다리라는 큰 그림만 기억하시면 충분합니다.
엑스맨을 끝냈다면 다른 대형 시리즈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해 두면 정주행이 한결 편합니다. 위 가이드처럼 시청 순서가 헷갈리는 패스트 앤 퓨리어스, 존 윅 시리즈도 따로 정리해 두었으니, 다음 정주행 대상으로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즐거운 마라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