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혼자 있을 때, 자극적인 액션보다 ‘뒷목이 서늘해지는’ 이야기가 당길 때가 있습니다. 저는 그럴 때 넷플릭스보다 티빙을 먼저 켜는 편입니다. tvN과 OCN, 그리고 옛 극장 범죄물이 한곳에 모여 있어서, 한국식 스릴러를 작정하고 파기에는 티빙만 한 곳이 없거든요.
그런데 막상 티빙을 켜면 ‘범죄’ ‘미스터리’ 태그 안에 작품이 너무 많아서 뭘 골라야 할지 한참 헤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끝까지 보고 다른 사람에게도 권한 작품만 골라, 드라마 4편 + 영화 2편으로 정리했습니다.
각 작품마다 ‘누구에게 맞고 누구에겐 안 맞는지’, 그리고 같은 스릴러라도 넷플릭스 쪽 작품과 어떻게 다른지까지 적어뒀으니, 오늘 밤 뭘 틀지 정하는 데 바로 쓰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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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 티빙 스릴러가 넷플릭스와 다른 점
티빙과 넷플릭스에서 같은 ‘스릴러’를 검색해도 결이 꽤 다릅니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오리지널과 해외 범죄 다큐가 강하다면, 티빙은 tvN·OCN 출신의 한국 장르물이 핵심입니다. 추격, 심리전, 연쇄살인, 형사물처럼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한국 스릴러’의 명작들이 여기 몰려 있습니다.
특히 OCN은 한때 ‘장르물 명가’로 불릴 만큼 범죄 스릴러를 많이 만들었는데, 그 라이브러리 상당수가 티빙에서 돌아갑니다. 또 하나, 곽경택·나홍진 감독의 극장 범죄 영화처럼 OTT 오리지널이 아닌 ‘옛 한국 영화’를 같이 볼 수 있다는 점도 티빙의 강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해외 범죄물·실화 다큐가 보고 싶으면 넷플릭스, 한국식 추격전과 형사 심리극이 보고 싶으면 티빙. 오늘 글은 후자에 집중했습니다. 참고로 작품별 편성·종영 여부는 시점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보시기 전에 티빙 앱에서 ‘현재 시청 가능’인지 한 번 확인하시는 걸 권합니다.
1. 괴물 — 한 마을의 비밀을 파고드는 심리 추적극
제가 티빙 스릴러 중 한 편만 고르라면 망설임 없이 괴물(2021)을 권합니다. tvN에서 방영한 16부작으로, TMDB 평점이 8.5(평가 185건)에 이를 만큼 마니아층 사이에서 평이 단단합니다. 신하균과 여진구가 서로를 의심하며 같은 사건을 쫓는 구조라, 누가 진짜 괴물인지 끝까지 흔들리는 게 핵심 재미입니다.
이 작품은 ‘범인이 누구냐’보다 ‘멀쩡해 보이는 사람의 속이 어떻게 무너져 있는가’를 보여주는 데 더 공을 들입니다. 자극적인 장면으로 몰아치기보다, 시골 마을 사람들의 표정과 말 한마디로 서서히 조여오는 타입이라,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 분에겐 초반이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신 ‘한 번 빠지면 끊을 수 없는’ 심리 추적극을 찾는 분, 반전보다 인물의 그림자에 집중하는 작품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밤에 불 끄고 한두 편씩 천천히 보기 좋은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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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타인은 지옥이다 — 고시원이라는 밀폐 공간의 공포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2019)는 분위기 하나로 끝까지 끌고 가는 작품입니다. TMDB 평점 8.0(평가 136건)으로, 같은 웹툰 원작 팬들 사이에서도 ‘실사화가 잘 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임시완과 이동욱이 한 낡은 고시원에서 마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이동욱의 서늘한 연기가 이 작품의 절반을 책임집니다.
이 드라마의 무서움은 칼이나 피보다 ‘옆방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모른다’는 데서 옵니다. 좁은 복도, 얇은 벽, 어색한 인사 같은 일상적인 디테일을 공포로 바꿔놓는 솜씨가 좋습니다. 그래서 잔혹한 장면보다 ‘불편한 분위기’에 약한 분은 오히려 더 오싹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혼자 자취하거나 원룸에 사는 분이 밤에 보면 체감이 배가 됩니다. 반대로 명확한 사건 해결과 빠른 결말을 원하는 분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분위기 중심 스릴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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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우스 &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사이코패스를 정면으로 다룬 두 작품
마우스(2021)는 이승기가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깨고 나온 tvN 드라마로, TMDB 평점 8.4(평가 317건)를 기록할 만큼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사이코패스를 미리 가려낼 수 있다면’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해 중반에 큰 반전을 던지는데, 이 한 번의 뒤집기 때문에 보는 내내 인물을 의심하게 됩니다. 전개가 빠르고 충격 장면이 잦은 편이라, 자극적인 반전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께 잘 맞습니다.
반대로 좀 더 진중한 톤을 원한다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2022)을 권합니다. 김남길이 국내 1세대 프로파일러를 연기한 작품으로 TMDB 평점 7.7. 연쇄살인범의 심리를 자극적으로 소비하기보다, 범죄를 분석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차분하게 풀어갑니다. 진선규의 형사 연기도 묵직하게 받쳐줍니다.
정리하면 같은 ‘사이코패스 소재’라도 마우스는 롤러코스터, 악의 마음은 다큐멘터리에 가깝습니다. 자극을 원하면 마우스, 깊이를 원하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로 시작하시면 후회가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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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영화로 넘어가면 — 추격자와 곡성
드라마 호흡이 길게 느껴진다면 영화 두 편을 권합니다. 먼저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2008). 김윤석과 하정우가 쫓고 쫓기는 90분 추격전으로, TMDB 평점 7.8(평가 1,524건)에 이르는 한국 범죄 스릴러의 기준점 같은 작품입니다. 화려한 트릭 없이 골목과 계단, 빗속을 달리는 물리적인 긴장만으로 끝까지 몰아칩니다. 손에 땀 쥐는 추격을 원하는 분께 가장 먼저 권하는 영화입니다.
좀 더 묵직하고 기괴한 걸 원한다면 같은 감독의 곡성(2016)이 있습니다. 곽도원·황정민·천우희가 나오고 TMDB 평점 7.4(평가 2,053건).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연쇄적인 사건을 다루는데, 범죄와 미스터리, 오컬트가 뒤섞여 보고 나서도 한참 곱씹게 됩니다. 명확한 답을 좋아하는 분에겐 불친절할 수 있지만, ‘해석의 여지’ 자체를 즐기는 분에겐 두고두고 회자될 영화입니다.
두 영화 모두 자극 강도가 세고 결말이 가볍지 않으니, 가족 시청보다는 혼자 혹은 취향 맞는 친구와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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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별 — 오늘 밤 뭘 틀까
고민을 줄여드리기 위해 상황별로 추리면 이렇습니다. 천천히 빠져드는 심리극을 원하면 괴물, 혼자 사는 밤에 오싹한 분위기를 원하면 타인은 지옥이다, 강한 반전을 원하면 마우스, 차분하고 진지한 범죄물이 좋으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입니다.
드라마 몰아보기가 부담스러운 날엔 영화가 답입니다. 오늘 안에 끝내고 싶고 추격의 긴장만 즐기고 싶다면 추격자, 보고 나서 곱씹을 여운이 필요하면 곡성으로 시작하세요. 6편 중 어느 걸로 시작해도 ‘티빙 스릴러는 한국 장르물이 강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느끼실 겁니다.
참고로 앞서 적은 대로 OTT 편성은 수시로 바뀝니다. 보시려는 작품이 티빙 검색에서 ‘시청 가능’으로 뜨는지, 그리고 본인 이용권으로 볼 수 있는 회차인지는 결제 전 앱에서 한 번 확인하시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오늘은 티빙에서 볼 수 있는 범죄·미스터리 스릴러를 드라마 4편(괴물·타인은 지옥이다·마우스·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과 영화 2편(추격자·곡성)으로 정리했습니다. 자극의 강도와 호흡이 제각각이니, 위의 취향별 가이드를 참고해 오늘 컨디션에 맞는 걸로 한 편 고르시면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같은 범죄 장르라도 결이 다른 작품들 — 마동석의 범죄도시 시리즈와 형사·범죄물 큐레이션, 그리고 넷플릭스 신작 중 볼 만한 작품 가이드를 이어서 다룰 예정입니다. 한국 스릴러를 더 파고 싶은 분은 아래 추천 글도 함께 보시면 오늘 밤 볼거리가 한참 늘어날 겁니다.